[BL] 고결한 목줄 자르기

어쩌면 이대로 사는 게 괜찮을 줄 알았다.
노예 생활이라고 해도 눈 뜨는 동안 일만 했던 전의 생활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고, 사람으로 보는 것 같지 않은 시선쯤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다.
하지만 성노예로서 팔려 왔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다면 이딴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.

“넌 가끔 나보다 고상한데, 또 나보다 천박해.”

대체 어떤 모습이 고상하게 보인 건지 알 수가 없다. 벤은 이곳에서 한 번도 천박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데.



우습지만 보답이라도 받는 기분이었다. 저급한 희열이 몸을 움직였다.
주인님은 매달릴 줄 몰랐다.

“하아, 흐, 주인님…….”

벤은 서로의 신음이 뭉개지는 순간에도 주인께서 고집한 호칭을 굳이 끄집어냈다.

“당신께 배운 거예요……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