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BL] 여여임 : 환생한 첫사랑을 악당으로 마주쳤다

선역, 요역, 악역, 일반역

한때, 신 이루지명(離婁之明)이 관장했던 세계.

폭주 끝에 자취를 감춘 신과 남겨진 사람들.
드러나는 본색과 악의.
뒤엉키는 선악.

그렇게 수천 년이 흘렀다.

***

“본 적이 있어. 8년 전에.”
“어머니가 그 가운데 서 계셨어. 그를 막으려고.”

8년 전 일어난 선역의 비극, 천여운은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.

그리고 8년이 흐른 지금.

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나선 길에서, 마주한 비운이라는 소년.

“아니요. 천여운 님. 저는 예전 기억이 없어요. 이 마을에 오기 전까지의 기억은 하나도.”

외모, 체형, 말투, 순월임과 닮은 구석이라곤 전혀 없다.
단 한 가지.
영혼의 흐름을 제외하고는.

사죄와 사랑, 배덕과 모순이 구분 없이 모습을 드리우는 가운데, 선의를 추구하는 선역의 한구석에서 악의 싹이 피어나기 시작하고.

“널 죽이라 했는데, 사실 그렇게 버리려고 한 거야! 어차피 기절시키지도 죽이지도 못할 거…….”

놓으려는 손과 잡으려는 손.
그 끝에 자리하는 건 사랑일까, 업보일까.